오랜만에 글을 쓰는데, 이제 앞으로 천천히 봤던 공연들의 후기에 대해 조금씩 끄적여 볼 생각이다.
남는 건 기록뿐이기에
먼저 공연장과 시야에 대한 이야기부터 하면, YES24 스테이지 3관은 혜화역에서 매우 가까운 곳에 위치하고 있다. 3관은 위층으로, 지하로 내려가는 1관, 2관과 다르게 위로 올라가면 돼서 뭔가 기분이 좋다(?)
= YES 24 스테이지 3관 시야
- 8열 우블 통-3
S석이었고, 자할 양도를 받아 단돈 2만 원이라는 상당히 저렴한 가격에 보기 정말 좋은 자리였다. 특히 이번 이보통 공연에는 벽에 아름다운 야광 장식이 붙어 있는데 괜히 기분이 좋아지더라. 물론 거리감은 있지만, 높아서 그런지 딱히 시야 방해도 없었음. 저렴한 맛에 보기 좋은 자리!
- 3열 중블
진짜 진짜 가까움.. 배우들 표정부터 해서 모든 게 보이는 자리. 너무 가까워서 개인적으로 전체를 보기엔 아쉬웠다. 배우들이 무대 양 끝으로 가게 되면 한 배우에만 집중해야 한다는 점이 ㅠ,, 하지만 정말 몰입해서 극을 따라갈 수 있는 자리!
= 시놉시스
" 이 세상에 존재하는 수많은 우주들 가운데 랜덤하게 선택된 나의 우주. 이토록 보통의 순간을 함께하는 너와 내가 진짜 별, 진짜 빛 진짜 나."
우주비행사를 꿈꾸는 '제이'와 그녀를 사랑하는 '은기'
여느 때와 다름없는 '보통의' 일상을 보내던 어느 날,
"나 드디어 우주로 가게 됐어!!!”
오랜 꿈을 이루게 되어 기쁜 제이와 통보를 받아들일 수 없는 은기.
그들의 관계는 혼란스러워지기 시작하는데...
= 짧은 감상
21년도, 지난 시즌에 보고 넘버가 너무 좋아서 OST까지 구매했던 극이다. 그만큼 넘버가 정말 정말 좋다. 특히 리프라이즈를 되게 여러 번, 적재적소에 사용하여 극을 한 번만 봐도 넘버를 흥얼거릴 수 있을 정도이다. 잔잔한 극 치고는 꽤나 엄청난(?) 반전의 요소들이 숨어있는 극이라 지루하지 않게 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
= 배우
제이 | #최연우 #강지혜
은기 | #정휘 #임준혁
각 두 배우씩 보게 되었는데, 개인적으로 두 페어가 다 너무 마음에 들었다. 앞의 페어는 연하남의 맛 tv. 가 느껴지고 이보통의 살아있는 전설. 근본. 이런 느낌이라(?) 되게 안정적인 느낌이 들었고, 뒷 페어는 개인적으로 상당히 궁금했던 배우들이라 보게 되었는데 둘 다 너무 잘함,, 너무 달달했던 페어였다.
= 여기서부터는 스포
"인간 복제"
극에 대한 이야기부터 하면, 단순히 헤테로 작품이라고 하기엔 어려울 듯싶다. 남녀 간의 사랑이 주된 주제인 것 맞지만 이 극은 동시에 미래 세대와 인간 복제와 관련된 묵직한 주제를 갖고 있다. 우주에 떠나고 혼자 남겨질 은기를 위해 제이는 본인의 복제 인간을 옆에 놔둔다. 사실 이 자체만 보면 제이가 이기적인 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마지막까지 보면 결코 이기적인 선택이 아니었다는 생각이 든다. (은기는 이미 사고로 죽고, 남겨진 은기 역시 복제 인간이었기 때문에..) 이 극에서는 복제 인간과 그냥 인간을 거의 구별할 수 없는 것으로 그려지는데, 정말 그런 세상이 온다면 너무 무서울 것 같다. 사실 난 아직 그런 세상에 대한 준비가 되지 않았다.
"선택에 따라 열리는 또 다른 우주"
제이가 우주로 떠난 이유가 평행 우주에 존재하는 또 다른 은기를 찾기 위해서인 것으로 나는 이해했다. 극 초반에 평행 우주에 존재하는 또 다른 제이는 다른 선택을 한 사람이기에 다른 사람으로 인식한다는 은기의 대사가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로봇 제이는 결국 찐제이랑 다르게 우주로 떠나지 않고 은기 옆에 남는 다른 선택을 했다는 점에서 로봇 은기 역시 로봇 제이와 진짜 제이를 완전 다른 존재로 보지 않았을까 싶다.
사실 나는 은기랑 제이가 모두 이해되면서, 동시에 이해가 되지 않는다. 이게 대체 무슨 모순적인 말인가 싶지만, 각자의 선택을 해야 했던 상황과 사정이 충분히 이해되는데, 꼭 그런 선택이 최선이었을까 싶은 마음인 것 같다. 사실 나도 내가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겠다.
= 회차별 솔직한 후기
- 20230923
오랜만에 보는 이보통이라 너무 기대가 되었다. 사실 지난 시즌에 잠깐 졸았던 부분이 있는데, 오늘은 거기서도 눈을 부릅뜨고 아주 집중해서 보았다. 지난 시즌과 무대 구성 자체도 많이 바뀌었는데 에필로그가 생긴 점이 가장 큰 차이인 것 같다. 극 초반에 넘버 이보통 끝나고 은기와 제이의 동선? 안무?가 상당히 마음에 들었다. 휘은기의 표정 변화가 너무 재밌었던 것 같다. 근본 페어의 맛 ..
- 20231017
이런 말을 해도 될지 모르겠지만 은기와 제이는 진작에 헤어졌어야 했다(ㅈㄴ 졔제이가 우주 발령에 대한 소식을 말하기 전에 뒤돌아서 설레는 표정을 감추는 걸 보고 "미쳤다"고 생각함.. 악몽에서 둘이 뻐끔뻐끔 거리는 거 귀엽다 .. 임은기 제이한테 썬구리 줄 때 벅벅 닦아서 줌 ㅠㅠ >>어느 날 문득 눈을 떴을 때 내 옆에 넌 이제 없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사라진 건 아냐<< 이 가사 나오는 순간부터 눈물이 차올랐는데 >>너 니스 다녀왔구나 은기야<< 여기서 걍 개같이 오열함 .. 가슴 찢어질 것 같은 와중에 임은기 해맑게 뛰어나와서 큰 소리로 축하한다고 하는데 가슴이 북북 찢어짐.
어느 날 문득 눈을 떴을 때
내 눈앞에 널 처음 봤어
그리고 자연스럽게 알게 됐어
나는 널 사랑하기 위해 만들어진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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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아가지 않도록 옷깃을 붙들어
우리가 인연을 넘어 만날 운명이었다고
네가 떠날까 봐 나는 니 옷깃을 붙들어
어딘가 중력을 넘어 날아갈까 봐 두렵기만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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